나만의 여행사진을 찍기 위한 20가지 노하우

글쓴이 ricerice11   조회 1636   댓글 0   좋아요 0 10달전, 2017-12-22 11:36:03.0
나만의 여행사진을 찍기 위한 20가지 노하우

이미지의 홍수시대다. 생산되는 대부분의 이미지가 사진이기에, 이 말은 곧 사진의 홍수시대를 말하고 있는 셈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사진도 자신만의 개성을 가질때 빛을 발하게 된다.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고만고만한 사진은 더 이상 자신의 사진도 아니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사진은 세상의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로 옮겨 담는 것이 아니다. 빛을 받아 빛나는 사물들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세상에 드러내는 행위이다. 무한한 공간의 한 자락을 잘라담고, 끝없는 시간의 한 자락을 잘라 한 장의 사진을 완성한다. 그러니 사진만큼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예술도 없을터이다. 자신의 마음을 담은 나만의 여행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하우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필자가 경험한 바를 토대로 20가지로 정리해 본다.


(호수처럼 잔잔한 진도 바다에서, 2009.06)

# 01. 빛에 대한 이해,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라도 빛이 전혀 없다면 사진은 찍히지 않는다. 밤하늘의 별빛만큼 미미한 빛이라도 빛이 있어야 사진은 찍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나도 말한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빛을 볼 줄 알고 좋은 빛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쨍한 날의 빛만 좋다는 말은 아니다.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흐린날은 흐린날대로, 아침은 아침대로, 저녁은 저녁대로 빛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빛의 특성을 잘 살려 세상에 드러내고자 하는 피사체를 부각시키는 것이 빛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빛이란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여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빛이다." 늦은 오후 낮게 비스듬히 내리는 빛은 사물을 부드럽게 빛나게 하고, 긴 그림자를 만들어주기에 다른빛보다 더 입체감 있는 사진을 만들어준다. 또 노란색을 강조해 따뜻한 느낌의 이미지의 표현이 가능하다.


(서울 문래동 예술촌에서, 2009. 6)

#02. 바라보기,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서 말걸기

여행지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지켜본다. 유명한 관광지일수록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러댄다. 대상을 차분히 바라보는 시간도 갖지않고 오직 카메라에 담기만 바쁘다.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인지, 비싼 카메라로 대상을 스캔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진찍는 행위가 단순한 이미지의 스캔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지 말자.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사진의 대상이 되는 피사체들을 바라보자. 별것 아닌 것에도 눈길을 주고, 가까이 다가가 그들이 내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려 보자. 그러다 내 마음이 그 피사체에 감정이입이 되는 순간 '찰칵' 셔터를 누르면 된다. 그러면 정말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사진이 된다. 그럴수 없는 상황이라면 짧은 시간이라도 주위를 둘러보고, 셔터를 누르자.


(충북 제천, 2009.6)

#03. 선택과 집중, 그림이 될만하면 집중시켜라.

사진만큼 제한적인 것도 없다. 아무리 큰 카메라라도 세상의 모든 풍경을 담을 수 없고, 영원한 시간을 담을 수 없다. 그래서 사진만큼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좋은 사진 한장은 좋은 영화보다도 더 파워풀하다. 오래묵은 질좋은 와인처럼 삶의 향기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상을 선택해야 할까. 나는 화려하고 빛나는 대상보다는, 소외받고 별 볼일없는 피사체를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보다, 별것 아닌 존재라도 그 속에 감추어진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으로 표현해 볼 일이다. 추암 일출이 아무리 아름답고, 설악산 운해가 아무리 멋있다고 해도 이런 사진은 유효기간 한 달인 달력사진일 뿐이다.


(진도 조도, 2009.6)

#04. 구성, 사진의 핵심

구성(Design)은 카메라 파인더로 보이는 여러 대상들을 정리하는 일이다. 사진 초보자들은 사진에 이것도 넣고 싶고, 저것도 넣고 싶어 욕심을 부린다. 그러면 혼란스러워 보기 싫은 사진이 된다. 어디까지 넣고 빼야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구성이다. 복잡한 대상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각각의 피사체들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질서를 부여하는 일인 셈이다. 그래야 시선이 오래 머무는 좋은 여행사진이 나온다.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구성법이 ‘3분할 구성’이다. 파인더에 가로, 세로 등간격으로 각각 가상의 선 2개를 그어보자. 이 4개의 교차점 부근에 포인트가 될 만한 대상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화면이 안정되어 보이고 전체적으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사진이 된다. 가장 쉽게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진도 세방낙조 유람선, 2009.6)

#05. 선, 시선을 이끄는 선 혹은 감정을 가지는 선

사진은 점, 선, 면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의미를 더해 ‘작품’이 된다. 선(線)은 금이나 줄, 사물의 경계, 점의 이동에 의한 선, 물체의 윤곽 등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진에서 보는 선의 의미는 ‘지시’의 기능으로서의 선이다. 소실점을 향하여 뻗어있는 선은 강력하게 시선을 이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시선은 선을 따라 움직인다. 즉, 선이 시작되는 앞쪽에서 뒤쪽으로 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아니면 대각선이나 S자 곡선으로 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에서 선은 시선을 이끄는 ‘길잡이’로서의 선인셈이다.

이 길잡이로서의 선의 역할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미의 확장’으로서의 선이다. '이성간의 선을 넘다'라든지, 맺고 있는 관계를 뜻하는 '그와 선이 닿다'라는 말처럼 심리적인 선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牛)시장으로 소의 고삐를 이끌고 가는 주인을 찍은 사진을 본다고 생각해 보자. 사진에서 소의 고삐는 선의 일종이지만, 단순한 선이 아니다. 지시의 기능도 하겠지만, 이 때의 선은 ‘운명’, ‘속박’, ‘구속’의 의미가 더 클 것이다.


(진도 세방낙조 유람선에서, 2009.6)

#06. 대비, 서로를 빛나게 한다.

빛과 어둠, 서로의 존재를 더 빛나게 해준다. 강한 대비의 효과때문이다. 어둠속에 한 줄기 빛이 들어올때 우리는 강열한 인상을 받는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한 장의 사진속에 극단적인 대비의 요소가 들어있을때 오랫동안 시선을 끄는 사진이 된다. 가장 일반적인 대비는 밝음과 어두움의 명암대비다. 뿐만 아니라 형태의 대비, 색의 대비, 심리적인 대비까지도 사진의 구성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대비를 디자인에 적극 활용한 것은 1919년 독일 데싸우(Dessau) 설립된 바우하우스에서였다. 미술과 디자인, 그리고 건축을 가르친 바우하우스에서 요하네스 이튼(Johannes Itten)이 처음 적용하였던 것이다. 바우하우스의 기초과정은 오늘날 매스 미디어 디자인의 초석이 되었고, 이튼이 가르친 구도 이론중의 하나가 바로 대비(Conttast)였다.

우리 주변에 대비를 이루는 요소들은 무수히 많다. 명암, 형태, 심리적인 대비까지 포함하여 살펴보면 많은 대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점/선, 평면/입체, 높다/낮다, 길다/짧다, 밝다/어둡다, 많다/적다, 수평/수직, 본다/안본다, 강하다/약하다, 늙었다/젊다, 부드럽다/거칠다…….

대비는 피사체를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사진을 찍기전 적절한 대비를 이루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구성하는 것이 좋다. 명암대비나 형태의 대비도 있지만, 보는이에게 마음의 울림을 크게 주려면 심리적인 대비가 더 효과적이다.


(충북 제천, 2009.6)

#07. 단순화, 좋은 사진으로 가는 지름길

'사진 좋다'는 말을 듣고 싶으면, 눈 앞에 펼쳐지는 복잡한 상황을 단순하게 정리하거나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정리하는 방법중의 하나가 가까이 다가가기다. 피사체에 최대한 가까이,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을 때까지 들어가서 셔터를 눌러보자. 그러면 내가 보고 느낀 것을 보다 분명하고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된다.  

숨이 멈추는 순간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사진가 로버트 카파는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피사체와 현실의 삶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을 주문했다. 가까이 다가가면 단순한 화면 구성이 되기에 시각적 즐거움을 줄 수 있고,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함속에 깊이와 폭이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해준다. 그래서 '사진은 뺄셈'이라는 말이 있다. 사진을 봤을때, '좋다', '편안하다', '아름답다' 등의 느낌은 사진이 단순했을때 빨리 파악된다. 그렇다고 그 단순함이 별 볼일 없는 이미지로 채우라는 말은 아니다.


(서울 문래동 철재상가, 2009.6)

#08. 자연스러운 프레임을 활용하라.

카메라 파인더나 LCD 모니터는 그대로 하나의 프레임을 이룬다. 사진을 찍을때 카메라 파인더 안으로 들어오는만큼의 공간을 한정짓는것. 그게 프레임이다. 여기서는 카메라가 가지는 1차적인 프레임속에 피사체를 활용하여 만드는 '프레임속의 프레임'에 대해 알아보자.

직사각형 창을 닮은 프레임은 확실히 무한한 공간의 일부분을 자른다. 어차피 공간을 다 담을순 없지 않은가. 사진가가 파인더로 보이는 많은 대상들중에서 어느것을 넣을 것인지, 또 어느것을 뺄것인지, 각각의 대상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하는 것을 프레이밍이라고 한다.  

건물이나 기둥, 창, 나무가지, 그밖의 구조물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으면, 관객의 시선을 강력하게 사진속으로 끌어들인다. 즉 우리가 가지는 시각적인 차원에서, 바깥의 프레임으로부터 안으로 점차 축소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선을 안으로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 프레임속의 프레임은 원근감을 형성시켜 사진이 입체적으로 보인다. 즉 사진에서 가장 앞에 보이는 부분의 전경에서 사진안의 원경까지 원근감을 형성시켜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진도, 세방낙조 유람선에서, 2006.9)

#09. 빛을 양적으로 조절하는 장치 조리개

셔터를 누르면 조리개를 통과한 빛이 필림이나 촬상소자(CCD, CMOS)에 도달하여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조리개는 빛을 통과시키는 구경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이다. 보통 f 넘버(f-stop)이라고 불리는 조리개 수치로 빛을 양적으로 조절하게 된다. f1.4, 2, 2.8, 4, 5.6, 8, 11, 16, 22...의 조리개를 변화시켜 적정노출을 위한 빛을 받아들이는데, f11에 비해 f16은 빛의 양이 1/2로 줄어들고  f8은 빛이 두배로 많이 들어온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적절하게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 조리개는 빛을 양적으로 조절할 뿐만 아니라 초점이 맞는 범위를 조절한다. 즉 사진에서 초점이 맞아 선명하게 나온 부분을 말하는 피사계심도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조리개 수치의 조정을 통해 형상의 변화를 초래한다. 즉 표준렌즈나 광각렌즈의 경우 조리개 수치를 f22쪽으로 조절하면, 전경, 중경, 원경까지 이미지가 선명하게 표현되고, f1.4 쪽으로 조리개 수치를 조절하면 초점이 맞는 부분만 선명하고 나머지 부분은 흐려지는 아웃포커스가 된다. 이때 우리가 눈으로 보는 사물의 형상과 카메라가 찍은 사물의 형상에는 변화가 생긴다.

사물의 형상을 변화시키는 조리개. 결국 사진가가 선택한 조리개 값에 따라서 이미지가 살고 죽는 것이요, 선택과 버림을 조절하는 것이다. 인간의 눈은 중요한것, 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것에 순간적으로 초점이 맞추어지지만, 카메라는 같은 거리에 있는 대상이면 모두가 다 초점이 맞게 된다. 렌즈의 초점거리와 조리개 수치에 의해 초점이 맞는 범위가 확장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한다. 조리개의 이러한 특성을 통해 다양한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서울 문래동 예술촌, 2009.6)

#10. 셔터속도, 시간의 죽음으로 가는 통로

조리개가 빛을 양적으로 조절한다면, 셔터는 빛을 시간적으로 조절하는 장치다. 모든 카메라에는 렌즈와 필림(디카는 촬상소자)사이에 셔터가 내장되어 있다. 디지털 일안리플렉스(Dslr) 카메라에 내장된 포컬 플레인 셔터는 셔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얇은 금속성의 선막과 후막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움직이면서 빛을 받아들인다. 셔터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셔터막이 열리는 B셔터부터 30,....1, 1/2, 1/4, 1/8, 1/30, 1/60, 1/125, 1/250, 1/500, 1/1000....등 다양한 셔터속도가 있다. 

이 셔터속도의 조정으로 다양한 사진이 만들어진다. 저속셔터를 사용하면 움직임이 표현되어 동적인 느낌이 나고, 고속셔터를 사용하면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가 정지된 모습으로 카메라에 담긴다. 셔터는 빛을 시간적으로 조정하는 역할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진에 시간을 퇴적시킨다는 점이다. 셔터를 누르면 셔터막이 열리고, 셔터속도의 시간만큼 빛에 반사된 이미지가 카메라에 담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셔터막은 시간을 받아들이는 시간의 문이요 셔터속도는 시간의 통로라고 할 수 한다. 셔터속도의 시간만큼 카메라속에서 시간은 살아 요동치고, 시간의 문이 닫히면(셔터막이 닫히면) 시간이 죽어 만들어진, 이제는 부재한 이미지만 남게 된다. 즉 무한히 흐르는 시간의 한 자락을 끊어 담았기에 사진속 시간은 정지되어 영원한 과거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삼라만상은 잠시도 쉬지않고 변하지만, 사진은 그때 그 시간을 그 공간을 그대로 담고 있기에 사진은 시간의 죽음이라 하는 것이다.

시간이 죽어 만들어진 형상, 즉 시간이 동결되어 영원한 과거의 모습으로 남는 사진. 그래서 오래된 한 장의 사진을 보면 그 때 거기있었음(존재증명)을, 그러나 지금은 변하고 만 부재한 풍경(부재의 풍경)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은 강력한 존재증명이요, 부재증명인 것이다. 어릴적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한 번 보자. 사진속에는 그때의 내가 몽실몽실 웃고있지만, 지금의 나라고 할 수 있는가. 한때 내가 그런 모습으로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그러나 그때 나의 모습은 지금 세상에 없는 오직 사진속에만 있는 부재의 풍경인 것이다.


(진도, 2009.6)

#11. 감정을 일으키는 색, 색(色)에도 감정이 있다.

 우리가 여행지에서 느끼는 독특한 감정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마음이 색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황색과 노란색 계열은 밝고 따뜻한 느낌이 들며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또 연두색과 녹색계열의 색은 평화롭고 안정된 분위기와 신선한 느낌을 갖게 한다. 밝고 채도가 높은 색은 활기찬 반면, 어둡고 부드러운 색은 차분하고 고독한 느낌을 자아내는것 같다.

사진에서 색은 강열한 요소로 작용한다. 색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란색, 빨간색, 푸른색의 3원색으로 출발한다. 이 3원색의 인접색을 섞으면 2차색인 오랜지(노란색과 빨간색의 혼합), 초록(노란색과 푸른색의 혼랍), 보라색(빨간색과 푸른색의 혼합) 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2차색을 인접색끼리 섞으면 3차색인 12가지 색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서로 반대편에 나타나는 보색대비를 이용해 돋보이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위 사진은 오랜지색과 그 반대색인 파랑색을 이용한 대비를 활용했다.

색이 진할수록, 대비가 단순할수록 효과는 커진다. 또 색을 쓸때 유의해야 할 점 중의 하나가 색의 조화다. 앞에서 말한 12가지 기본색에서 서로 인접한 색끼리 배치하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전체적인 채도가 낮아지면서 따뜻한 느낌의 사진이 된다


(진도 서망항, 2009.6)

#12. 내용과 형식 다 중요하다.

사진뿐만 아니라 모든 표현양식에는 형식과 내용이 있다. 제사를 지낼때 상을 차리는 방법에서 절을 하는 순서까지 대물림되는 엄정한 형식이 있는 것은  절차라는 형식을 통해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내용)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즉 형식은 밖으로 드러나는 외형이고, 내용은 이 형식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내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의 형식은 카메라 파인더안, 즉 프레임안에 존재하는 각각의 피사체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구성, 구도, 프레이밍 등을 말한다. 내용은 사진가가 피사체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메세지)를 말한다. 당연히 사진에는 이 형식과 내용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형식은 뛰어난데 내용이 빈약하거나 없는 사진은 유효기간이 한 달인 달력사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유명 작가들의 사진을 보면 세련된 형식과 내용으로 꽉 채워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진도 팽목항, 2009.6)

#13. 이쁜것들, 이쁘게 찍지 말기

원래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찍은 사진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지 못한다. 진짜 고수들은 별거 아닌 시시한 존재들에게 눈길을 주고, 그들이 내는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비로소 꽃이 되듯이, 별볼일없는 존재들의 목소리를, 그들 속에 감추어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사진이 진짜 좋은 사진이다. 또 넓게만 보려고 한다면, 볼것도 없고 찍을것도 없다. 그러나 작은 세계로 눈을 돌리면 정말 찍을거리가 많다. 한톨의 쌀알속에 우주가 있다지 않는다.   

크고 스펙타클한 대상에만 눈길을 주지 말자. 작고 미미한 별것 아닌 존재들이 내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려 보자. 오히려 더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적인 사진이 나온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세상을 보는 안목이 중요하다. 큰 것보다는 보잘것 없는 대상에 대한 관심과 눈길 말이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넘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보고 표현하는 것, 미학의 핵심이다. 외면의 감각적이고 화려한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끌어내어 보여주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것이고, 좋은 사진이다.


(진도 조도항, 2009.6)

#14. 사진이 말하게 하라.

사진이 말하게 하라. 사진도 하나의 문법을 가진 시각언어요 만국공통어다. 사진이 스스로 말해야 하고, 보는 이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찍은이가 변명하듯 말하려고 하면 좀 슬퍼진다. 사진은 글을 배우는 과정과 비슷하다. 처음엔 간단한 단어를 배우고, 점점 복잡한 어휘를 묘사한다. 좀 더 발전하면 수필이나 소설까지 쓸 수있게 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는다. 점점 실력이 늘면서 사물을 관찰하여 정수를 표현할줄 알게된다. 좀 더 내공이 쌓이면 사진이 스스로 말을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이 단계까지오면, 사진이 참 재미있어진다. 비로소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눈이 생긴 셈이다.


(진도 조도, 2009.6)

#15. 상황에 맞는 렌즈 사용하기

사진은 원근법을 활용한 대표적인 예술이다.

사진은 전경은 크게, 중경, 원경으로 갈수록 작게 표현되는 원근법의 특성을 이용한 예술이다.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전경, 중경, 원경의 원근이 많이 차이남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눈과 비슷한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를 표준렌즈(50mm)라 부르고, 이보다 더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를 광각렌즈(24, 28, 35mm 등)라 한다. 광각렌즈로 촬영하면 다소 과장되어 보이는 원근감을 이용하여 박진감 넘치는 사진을 얻을수 있고, 생생한 현장감을 표현할 수 있기에 여행사진에서 많이 이용하는 렌즈다. 한 화면에 많은것들을 담을 수 있고, 조리개를 중간정도(f 11)만 맞추어도 깊은 심도를 얻을 수 있다. 또 느린 저속셔터에서도 흔들림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17mm의 경우 1/17초).

그러나 광각렌즈는 한 화면에 너무나 많은 피사체가 담기기 때문에 관객의 시선이 오래 머물지 못하는 밋밋한 사진이 될 수 있다. 또 전경과 원경의 피사체를 상대적으로 왜곡시켜 과장된 원근감이 표현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수평선이나 수직선의 왜곡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화면의 가장자리에 있는 피사체는 많이 왜곡된다. 소위 말하는 똑딱이 카메라는 대부분 광각모드로 찍기 때문에 똑딱이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사진을 보면, 조금이라도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은 굉장히 크게 나온다. 똑딱이 카메라로 찍을 경우 얼굴 큰 사람은 조금이라도 뒤로 서는 것이 좋다.

인간의 눈과 비슷한 초점거리인 50mm가 넘는 렌즈를 망원렌즈라 한다.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 오히려 밋밋해지기 쉬운 광각렌즈와는 반대로 망원렌즈는 자신이 원하는 대상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특히 내가 즐겨사용하는 80-200mm 망원줌렌즈는, 줌 링을 돌려가면서 내가 담고싶은 대상만을 그대로 잘라 담을 수 있다. 주요 피사체가 전경을 꽉 채우도록 구성할 수 있고 시선을 오래도록 끌도록 단순화시키기에 좋다.

망원렌즈는 광각렌즈나 표준렌즈처럼 많이 쓰이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내가 더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 즉 배를 타고 여행을 한다거나, 경기장, 공연장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망원렌즈는 멀리 있는 대상도 실제거리보다 훨씬 더 가깝게 보이고, 눈으로 보는것보다 더 크게 보인다. 또 대상물과 대상물 사이의 거리를 압축시켜 보여주기에 시각적 거리의 왜곡이 생기기도 한다. 영화에서보면 빠르게 흘러내리는 용암이 도망치는 주인공을 곧 덥칠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고 안전하게 피하는 장면이 나온다. 망원렌즈의 압축효과 때문이다.


(진도 조도, 2009.6)

#16. 결정적인 순간을 담아내는 능력

결정적 순간인 순간을 담아내는 능력, 이러한 결정적인 순간을 담아내는 사람은 직관이 발달된 사람이다. '결정적인 순간'이란 말 그대로 그 장면의 정수를 담고 있는 순간을 말한다. 유명한 사진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빛과 구도와 감정이 일치되는 순간'을 결정적 순간이라고 했다. 이런 사진은 사람들의 시선을 오래 잡아 끌 수 있다.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이러한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사진가는 상황을 예측하고 기다린다. 위의 사진처럼, 배를 타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을 기다리고, 원하는 위치에 왔을때 '찰칵' 셔터를 누르면 된다. 그래서 상황을 눈으로 먼저 보고 느낀 다음 카메라에 담는 것이다.


(충북 청주, 2009.6)

#17. 묵시적인 허락이라도 구하기

현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면 먼저 상대방과 친해져야 한다. 첫 만남이라도 먼저 인사하고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자.  먼저 열린 마음으로 작은 선물이라도 건네며 상대방과 친밀해져야 한다. 그럴 시간이 없었다면, 눈인사라도 하면서 묵시적인 허락을 구한다음에 찍자. 처음엔 좀 어색해하지만, 조금 기다리면 곧 일상으로 돌아가기에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외로 많은 사람들이 쑥스러움 때문에 또는 용기가 없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먼 언저리만 돌고 만다. 아니면 멀리서 몰래 망원렌즈로 찍는다. 그러지 말자. 찍지 말라면 안찍으면 그만 아닌가. 그전에 용기를 내어 양해를 구해보자. 내 경험으로는 십중팔구는 기분좋게 허락해 주었다. 때로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위해 상대방이 모르게 찍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마음은 개운하지 않다. 제일 안좋은게 멀리서 망원렌즈로 몰래 찍은 사진이다. 남의 사생활을 몰래 찍어파는 '파파라치'와 다를게 없다. 이런 사진은 이미지를 도둑질했기 때문에 아무리 많아도 자신의 사진이 될 수 없고, 영원히 찝찝한 마음만 남을 뿐이다.


(진도, 2009.6)

#18. 사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사진'이란 무엇일까. 쉬운것 같으면서도 단번에 말할수없는 어려운 물음이다. 글자 그대로의 뜻만 보자면 쉽다. 사진(寫眞),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는 일. Photography, 빛으로 그리는 그림. 사진의 의미가 이것뿐이라 생각한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사진찍는 행위를 곰곰 생각해 보자. '찰칵, 찰칵....' 셔터를 누른다는 것은 시간을 정지시킨다는 말과 같다.  30초, 15초, 8초, 4초, 1초, 1초, 1/10초, 1/100초..... 참 짧은 순간의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정지시켜야 비로소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사진은 시간이 죽어 만들어낸 형상인 셈이다.

공간의 한 단면을 잘라담고, 시간의 한 순간을 담아 찍은 사진. 이미 찍힌 한 장의 사진을 곰곰 들여다 보면 괜스레 슬퍼진다. 왜 그럴까. 셔터를 누르는 순간 시간이 동결되어 그 순간은 영원한 과거로 남게된다. 그러나 사진외의 모든 것은 변해간다. 사진속 그의 모습은 빛나는 청춘의 모습 그대로인데, 지금은 백발이 성성해있다. 몇 십년이 지나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미 찍힌 사진은 한때 어여쁜 청춘으로 이 땅에 살았던 존재증명이요, 지금은 그 모습은 어디에도 없는 부재증명임을 확인하는 행위인 것이다.


(진도에서 조도가는 페리에서, 2009.6)

#19.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찍어보자.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 왔지만 여전히 사진이 어렵다고 말한다. 또 어디에서 무엇을 찍어야 할지도 모른채 발길가는대로, 눈길가는 대로 카메라를 들이댄다. 아니면 사진동호회에 가입하여 일출이 멋있다는 추암으로 가고, 운해가 멋있다는 설악산으로 가기도 한다. 그러지 말자.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찍을 수 있는 주제를 하나 정해서 몇년이고 계속 찍어보자. 집에서 가까울수록 좋고, 찍기 쉬운 대상이면 더 좋다. 자라나는 아이들도 좋고, 동네의 미장원 풍경도 좋다. 필자의 경우 아버지가 농사를 지었던 '땅'을 주제로 3년 동안 찍었고, 집에서 가까운 공항 근처에서 '비행기'를 주제로 5년동안 찍고 있다. 어떤 주제든지 1년만 부지런히 찍어보면, 어떻게 찍어야 하는 알게되고 3년, 5년을 찍으면 완성도 있는 작품도 가능하게 된다. 10년이상 찍으면, 세상 누구도 따라올수 없는 작품이 나오지 않겠는가. 하나의 주제만 찍기 아쉬우면, 메인 주제 하나와 서브 주제하나를 정해도 좋다. 여행지에 가서도 그곳의 사람들의 모습이나, 식당의 모습, 이발소, 미장원, 시골버스 등 주제가 될만한 것은 무궁무진하다.


(서울 문래동 철재상가, 2009.6)

#20. 조급해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기

'불광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미치지 못하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무었이든 10년은 매진해야 겨우 길이 보인다. 20년은 해야 어느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사진을 1~2년 해놓고, 사진이 너무 어렵다며, 사진이 좋지 않다느니 하면서 호들갑을 떤다. 조급해 하지 말자. 우물에서 숭늉 찾지 말자. 부지런히 꾸준하게 공부하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사진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김원섭 선생님의 사진강의 보러가기 http://photonschool.kr/search?q=%EA%B9%80%EC%9B%90%EC%84%AD
글 출처: https://blog.naver.com/gida1/800727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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